텍스트 내에서의 언어기호의 기능

- '사용상의 의미' 발생을 중심으로

(영문: The function of language sign in text - especially on the origination of 'Sinn')

【목 차】..............................................................................................

영문요약

1. 서론

2. 의미의 세가지 종류

3. '사용상의 의미'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3.1. 기호와 다른 기호와의 관계

3.1.1. 다른 개별기호와의 관계

3.1.1.1. 물질적인 측면에서 다른 개별기호와의 관계

3.1.1.2. 내용적인 측면에서 (다른) 개별기호와의 관계

3.1.2. 기호와 다른 기호 그룹 및 범주와의 관계

3.1.3. 기호와 전체 기호 체계와의 관계

3.2. 기호와 다른 텍스트에서의 기호와의 관계

3.2.1. 반복된 발화

3.2.2. 잘 알려진 문구

3.3. 기호와 그 기호가 지칭하는 사물간의 관계

3.3.1. 기호의 실질(Substanz)에 의한 모방

3.3.1.1. 청각영상을 통한 직접적인 모방

3.3.1.2. 조음에 의한 간접적인 모방

3.3.1.3. 共感覺

3.3.2. 기호의 형태(Form)를 통한 모방

3.4. 기호와 (기호 지시물인) 사물에 관한 지식사이의 관계: 주변사정(Umfelder)

3.4.1. 상황(Situation)

3.4.2. 공간적 영역(Region)

3.4.3. 문맥(Kontext)

3.4.3.1. 개별언어적 문맥

3.4.3.2. 발화 문맥

3.4.3.3. 발화 외적 문맥

3.4.4. 담화의 세계(Redeuniversum)

4. 결론

참고문헌

<결론>

본 논문은 텍스트 내에서 언어기호의 '사용상의 의미'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다. 이러한 '사용상의 의미'는 크게 네 가지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데, 그 것은 첫째 기호와 다른 기호와의 관계 속에서, 둘째 기호와 다른 텍스트에서 사용된 기호와의 관계, 셋째 기호와 그 기호가 지칭하는 사물간의 관계 속에서, 넷째 기호와 (기호의 지시물인) 사물에 관한 지식사이의 관계 등이다. 그 중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관계는 기호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호 내재적인 기능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세 번째는 기호의 '서술기능'을, 네 번째는 기호와 기호가 가리키는 대상에 대한 주변 지식사이의 관계로 볼 수 있다.

코제리우는 이러한 제 관계를 다시 세부적으로 정교하게 분류하고 범주화하는데, 생각의 단초는 이미 이전의 언어학자들에게서 발견된다. 예컨대 언어기호의 기능이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은 뷜러와 야콥슨이 암묵적으로 가정했으며, 그리고 기호 내재적인 기능은 카인즈가 뷜러의 의사소통모델에 대해 이론적 비판을 하는 가운데서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이렇듯 언어학자는 기존의 연구가들이 제기했던 질문을 다시 천착해서 연구하는 태도를 견지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현대언어학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것처럼 보이는 제 문제들은 사실 문헌학적인 작업을 하다보면 거의 모두가 이전 시대의 언어학자들이 이미 제기했던 문제들이다.

본 논문은 코제리우의 정교한 틀을 가지고 한국 현대문학작품중 시를 중점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그러나 본고에서 논의되었던 '사용상의 의미'와 관련한 제 처리 및 기법은 필히 문학 작품에만 국한되는 기능, - 예컨대 야콥슨이 의사소통모델에서 잘못 사용하였던 전문 용어를 빌리자면,- '시적 기능'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대화에도 같은 처리를 통해 나타나는 '사용상의 의미'이다. 다시 말해 '사용상의 의미'발생을 테마로 하여 필자가 굳이 문학작품을 택한 이유는 서론에도 이미 밝혔듯이 오로지 언어의 잠재적 기능이 문학작품에 최대한 잘 실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조컨대 이러한 분석의 틀이 단순히 문학작품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필자가 본고에서 예를 든 한국 현대 문학작품은 문학연구가들의 해석을 될 수 있으면 많이 원용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거의 예외 없이 치열하고도 예리한 해석이 이루어져 왔으며, 본 논문은 그러한 해석에 이론적 뒷받침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로 든 작품은 구절 및 단어에 국한한 경우가 많았는데, 왜냐하면 '사용상의 의미'가 어떠한 처리를 통해 발생하는가를 밝히는 것이 본 논문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텍스트 언어학이 문학 작품해석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은 어떠한 작품에든 통용되는 이러한 처리 및 기법을 제공하는데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완결된 것으로 제시할 수 없이 어디까지나 열려져 있는데, 왜냐하면 작품마다 새로운 '사용상의 의미'가 나타나며, 기법 또한 매 작품마다 다양하게 발견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문학 작품은 틀에 맞추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상력이 풍부한 개인의 작품이며, 작품에서의 '사용상의 의미'는 작가의 독창적인 처리로 인해 항상 새로운 '사용상의 의미'가 창조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린 곳: 텍스트언어학 9, 한국텍스트언어학회, 2000, pp.3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