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과 텍스트의 층위

- 문장과 텍스트의 완전성

(영문: Level of Sentence and Text)

【목 차】..............................................................................................

1. 머리말

2. '완전한' 문장과 '불완전한' 텍스트

2.1. 인용문

2.2. '한정 불변화사(Klausel)' zwar 와 '동사의 반복'

2.3. 강조 억양

3. '불완전한' 문장과 '완전한' 텍스트

3.1. 통사적인 관점에서의 문장의 불완전성

3.1.1. 통사적인 병행을 전제로 하는 생략

3.1.2. 문장대용형 Ja 와 우리말에서의

3.1.3. 비언어적 문맥에 의한 생략

부설(Exkurs): 언어적 문맥과 비언어적 문맥

3.2. 의미론적인 관점에서의 문장의 불완전성

3.2.1. 일반적인 말하기 층위에서의 일탈: 인물과 사물이 동일시되는 경우

3.2.2. 개별 언어적 층위에서의 일탈: 개별 언어적 문장의 불완전성

3.2.3. 텍스트의 '완전성': 일탈의 지양

4. 맺음말

참고문헌

<맺음말>

본 논문은 문장층위와 텍스트층위의 구분을 가정하고, 한편으로 문장층위에서 완전한 표현이 텍스트충위에서 불완전한 표현들과, 다른 한편으로는 문장층위에서 볼 때 불완전한 표현이 텍스트 층위에서는 완전한 표현들로 대별하여 연구하였다.

전자는 다시 독일어의 인용문과 우리말의 인용문, 그리고 독일어의 한정 불변화사와 그에 상응하는 우리말의 표현, 그리고 독일어의 강조억양의 기능과 그런 기능에 대응하는 우리말의 표현을 살펴보았다. 인용문의 경우 독일어에선 접속법이라는 일종의 서법(Modus)에 해당하는 체계상의 장치가 기능하는 반면, 우리말에선 보문소의 기능을 가진 "연결어미(konjunktionale Endung)"인 "-고"나 "간접체험(Evidenz)"의 기능을 가진 "-더"라는 형태소가 그 기능을 대신한다. 그리고 독일어의 한정불변화사 zwar의 경우, 후속문장에 aber가 나타나 텍스트를 이루는데, 우리말에선 조동사 "-긴 한다"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독일어와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는 완전한 문장이지만, 후속문장과 결합하여야만 텍스트로서 작동한다. 그리고 독일어에서의 강세를 통한 강조내지는 주제화에 대응하는 기능을 우리말에선 주제를 나타내는 "-는"이 가지고 있지만, 섬세한 기능상의 차이점을 나타낸다는 것도 살펴보았다. 예컨데 독일어에서는 강세를 통해 "재물음"의 기능을 가지는 반면, "-는"은 "대비(Kontratierung)"의 기능을 가진다. 이렇듯 문법적 장치가 서로 다르긴 하지만 양국어에서 공히 문장상위의 텍스트층위가 있음을 나타내고, 나아가 문장상위의 텍스트 문법의 정당성을 확인시켜준다.

한편 문장층위에서 볼 때 불완전한 표현이 텍스트층위에선 완전한 표현들을 살펴보았는데, 이는 불완전한 문장이 완전한 텍스트가 되는 것은 무엇때문인가하는 하는 텍스트언어학에서의 근본적 질문과 연관된다.

불완전한 문장은 다시 두가지 관점에서 구분하여 다루었는데, 즉 통사론적인 관점에서의 문장의 비완전성과 의미론적인 관점에서의 문장의 비완전성으로 분류하여 고찰하였다. 전자는 주로 생략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생략현상은 다시금 언어적 문맥에 의한 생략과 비언어적 문맥에 의한 생략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는데, 언어적 문맥에 의한 생략의 경우 양국어의 유형적 상이성, 즉 우리말은 동사중심의 언어이며 제 유럽언어는 "격보유자(Aktant)"중심언어이기 때문에 대비연구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없으리라는 점도 지적하였다. 반면 비언어적 문맥에 의한 생략의 경우는 양국어에서 매우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상황과 세계지식이 관계하는 한, 문명사회에 속하는 한국과 독일의 차이점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의미론적인 관점에서의 문장의 비완전성은 다시 인물과 사물이 동일시되는 경우와 개별언어적 문장의 비완전성, 즉 개별언어의 문법에 어긋나는 경우를 살펴보았는데, 전자는 말하기 일반에 관한 지식에 근거하여, 그리고 후자는 개별언어의 문법지식에 의해서 비완전성이 드러나는 경우이다. 이러한 논의 가운데 Chomsky의 "선 택제약(Selektionsbeschränkung)"이 이러한 층위, 즉 "일반적 말하기"의 층위와 "개별언어적 층위"의 구분이 없이 투박하게 내려진 판단에 기인한다는 사실도 살펴보았다. 아무튼 문장상에서의 비완전성은 그 보다 더 상위의 층위, 즉 텍스트의 층위에서는 완전하게, 다시말해 적절하게 쓰이는데, 이는 문맥과 상황의 영향 때문이다. 적절한 문맥과 상황이 주어지면, 그로 인해 불완전한 문장도 완전한 텍스트가 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완전한 텍스트는 즉 그 사용상의 의미, 혹은 "의의(Sinn)"이 완전해 짐으로써 생기는 것인데, 이것은 화자의 표현적지식에 근거한다. 이러한 지식은 개별언어적인 지식 혹은 관용적지식과도 구별되며, "말하기 일반에 관한 지식" 또는 일반적인 발화상의 지식과도 다르다.

(실린 곳: 텍스트언어학 6, 한국텍스트언어학회, 1999, pp.229-254)